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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문제의 크기나 중요도에 상관없이, 기획자는 항상 그 해결의 최전방에 서게 된다. 프로그래밍이나 디자인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는 결함을 제외하면, 많은 어려움은 기획과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는 기획의 문제보다는, 기획 의도와 유저가 기대한 방식과 어긋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기획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개발이 완료된 후 드러나기도 한다.
게임 소프트웨어는 여러 시스템이 서로 긴밀하게 연동되어 작동한다. 개별적으로 기획되고 개발된 시스템들이 통합될 때, 예상치 못한 결함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은 게임만 아니라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발생하지만 특히 게임 개발(또는 소프트웨어)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비록 완벽한 설계를 거쳤더라도, 예기치 못한 상황은 항상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발생한 이슈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종종 표면적인 해결책에만 의존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를 "작은 문제가 더 큰 문제를 낳는 현상"이라고 표현한다.
<대부분 문제의 원인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많은 경우, 해결책은 수학 공식처럼 명확하지 않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야만 올바른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눈에 보이는 쉬운 방법에 먼저 기대게 된다. 이때, 단순한 해결책이 아닌 깊이 있는 분석이 중요하다.
우리가 문제를 인식할 때, 그것이 진짜 원인인 경우는 드물다. 근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은 예기치 못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잘못된 대응이 반복되면, 개발자는 지치고 시간에 쫓기며 끝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과거에 서비스하던 게임에서 특정 스테이지에서 대규모 유저 이탈이 발생한 적이 있다. 통계적으로 이탈률은 60%를 넘었고, 첫 도전 성공률은 15%에 불과했다. 단순히 이 데이터를 보면 스테이지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서 유저들이 이탈한다고 판단하기 쉽다. 디렉터 역시 난이도를 낮추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나는 난이도를 조정하기 전에 직접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며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전투 밸런스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강력한 몬스터가 너무 이른 시점에 등장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기획 의도대로라면, 유저는 스테이지 내에서 충분히 성장한 후에야 몬스터와 싸워야 했지만, 이를 제어하는 장치가 없어서 유저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투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유저는 계속 패배를 겪고 게임에 흥미를 잃게 되었다.
우리는 강력한 몬스터의 등장 시점을 조정하고, 유저가 충분히 성장한 후에만 전투가 가능하도록 스테이지 구조를 수정했다. 이 조치 이후, 문제는 해결되었고 유저 이탈도 줄어들었다.
만약 처음 지시대로 단순히 난이도만 낮췄다면, 유저들은 스테이지를 쉽게 통과했겠지만, 게임의 규칙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갔을 것이다. 이후에 마주하게 될 더 높은 난이도에서 다시 좌절을 겪고, 결국 게임을 포기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순히 눈앞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다. 기획자가 설계한 게임의 흐름 속에서 유저가 자연스럽게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마치 방향을 잃은 우주선을 다시 궤도로 돌려놓는 것처럼, 우리는 유저가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고 기획 의도에 맞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따라서 문제 해결 과정에서는 더 신중하고 깊이 있는 고민이 필수적이다.
<관점에 따라 문제는 다양하게 변화한다. 하지만 문제 해결을 통해 얻어야 하는 그 본질은 변해서는 안된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깊은 통찰력을 요구한다. 당장 눈앞에 명확한 해결책이 보인다면, 그것이 정말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 가장 쉬워 보이는 해결책이 때로는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해결책은 언제나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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